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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합은 두사람간의 조화 합일
등록일 : 2023-09-19    조회 : 341    등록자 : 관리자  
사주에서 관(官)을 벼슬, 직장으로 보는데, 여성에게 있어서는 남편으로도 본다. 흔히 관운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남편 덕이 있고,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음을 말하고, 승승장구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관을 깨부수는 글자를 우리는 관을 상하게 한다고 해서, 상관(傷官)이라고 부른다.
상관을 가진 사람의 특징은 똑똑하고 재주가 뛰어나다. 어릴 때부터 남달리 총명해 공부를 잘하고 뭐든 알아서 한다. 그러다 보니 남들이 잘못하는 것을 콕콕 집어내어 지적도 잘한다.
결혼을 해서도 마찬가지다. 기억력이 좋으니 남편이 잘못하는 것이 있으면 지난 일까지 정확하게 끄집어내어 따지기를 좋아해 남편은 스트레스를 받아 죽을 맛이다.
직장(官)에서도 부당한 일이나 지시를 받으면 참지 못하고 따지기를 좋아하니 밉상으로 보인다. 그래서 상관이 강하면 직장 운이 없다고 말하고, 남편 복이 없다고도 말하는 것이다.
조선 중기 유학자 남명 조식 선생에게 두 외손녀가 있었다. 이들에게 동강(東岡) 김우옹과 망우당(忘憂堂) 곽재우가 각각 장가를 들었다. 동강과 망우당은 남명이 마음에 담아 둔 든든한 제자였다. 이들이 장가들 때의 일이다.
동강과 망우당 가(家)에서 남명에게 외손녀가 어떤 규수냐고 물었다. 이에 남명은 “군자의 배필이 될 만하다”고 대답했다. 남명의 말을 들은 두 집에서는 흡족해 서둘러 혼사를 맺었다.
막상 혼인을 하고 보니 두 손녀의 성질이 매우 날카롭고, 제 마음대로였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부부 간에 사사건건 부딪치게 됐다. 망우당이 어느 날 화가 나서 남명에게 항의하러 가는 참이었다. 도중에 동서인 동강을 만났다. 동강도 같은 심정이었다.
두 사람이 남명을 찾아가 저간의 사정을 말씀드리고 군자의 배필이 될 만하다고 한 스승의 말씀에 대해 따져 물었다. 선생님께서 군자의 배필이 될 만하다고 추천하지만 않았더라도 이처럼 어려운 일은 생기지 않았을 거라고 반발했다. 그러자 두 사람의 말을 다 들은 남명은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내가 뭐라고 했는가? 군자의 배필이 될 만하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렇게 성질이 사납고 사사건건 따지는 철부지를 군자가 아니고야 하루인들 함께 살 수 있겠는가? 나는 자네들을 군자로 보고 권한 것이네. 내가 자네들을 군자로 보지 않았다면 권하기나 했겠는가?” 하였다.
두 사람은 그만 할 말이 없어졌다.
그렇다. 아무리 못되게 구는 사람도 배필은 있게 마련이다. 이 상관을 꼼작 못하게 하는 글자를 인성, 인품과 비슷한 인수(印綬)라고 하는데, 이 인수가 강한 사람은 상관의 기운을 살살 달래서 그 총명함과 재주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곳에 쓰도록 만든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따돌리고 질책할 것이 아니라 꼼꼼하게 체크하고 연구하는 곳에 배치한다면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 능력자로 만들 수 있다.
한 지붕[宀] 밑에서 두 개의 입[口]이 어떻게 조화[合]를 이루며 잘살 수 있을까? 서로의 주장만 내세운다면 궁합(宮合)이 맞지 않는 것이니 차라리 따로 살아야 한다. 짐작해보건데 성질 사나운 남명의 외손녀들은 군자의 덕을 가진 동강과 망우당을 만나 해로하였을 것이다.

출처 : 월간경남(http://monthly.knnews.co.kr)